퇴사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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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후기

올해 8월 초에 다니던 회사를 퇴직하였습니다. 배웠던 것들을 좀 정리해보고 공유하고자 합니다.

좋았던 점 그리고 배웠던 것들

너무나도 좋은 회사였고 다시는 이런 좋은 회사를 못 다닐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분들이 너무 많은 회사입니다. 개발자 생활을 한 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제가 이때까지 겪은 개발자 중에 단연 실력이 가장 뛰어나고 닮고 싶다고 생각한 분도 계셨습니다. 또한 직무의 안정성도 뛰어났던 것 같습니다. 제가 겪었던 팀 중에 가장 팀의 역할도 분명했고 잘 모르지만 사업적으로도 대체될 수 없는 팀 같아 보였습니다. 일을 하는 것도 굉장히 프로다운 개발을 했었습니다. 널리 쓰이는 프로젝트다 보니 제가 발 담궈본 프로젝트 중에는 이처럼 버전관리를 제대로 하는 경우가 없었습니다.

퇴직한 이유와 거기서부터 배웠던 것들

입사 초기부터 힘든 일이 있었습니다. 지금보면 별일 아니었지만 그때의 저로서는 견디기 쉽지 않았습니다. 그때부터 뭔가 동료들과 신뢰가 무너진 것 같은 느낌입니다. 별거 아닌 가벼운 이야기를 해도 뭔가 의도가 있는 것 같았습니다. 스스로 피곤하게 살았던 것 같습니다. 예민해지고 모든 대화에 수비적이 되었습니다.

다행인 건 팀에 기여하고 싶은 마음은 여전했습니다. 그래서 이것저것 해보았지만 스스로 만족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아마 제가 하고 싶은 일이 아니었나 봅니다. 하고 싶은 일이 아는 데 열심히만 하다보니 제 자신감도 많이 떨어졌습니다. 스스로 팀에 쓸모 있는 존재인가 도 질문 했었고 부정적인 답만 나왔습니다. 이런 재귀적인 자기 비하에 멘탈이 바닥났습니다.

회사 생활을 하다보면 좋은 일도 생기고 나쁜 일도 많이 생깁니다. 하지만 멘탈이 바닥난 상태로는 좋은 일이 생기면 별 감흥이 없고 나쁜 일에는 다 내 책임인 것 같고 평소 같으면 금방 넘길 수 있는 것도 충격이 컸습니다. 생각해보면 가장 큰 문제는 이런 제 상태를 거의 이야기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잘 모르겠지만 다들 행복하게 개발하는 데 나만 불행한 것 같았습니다.

부정적인 생각이 시작되면 사실 안에서 스스로는 통제하기 어렵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결국에는 밖에서 부정적인 생각으로 부터 꺼내줄 뭔가가 필요해보입니다. 나를 꺼내 줄 좋은 동료들이 필요하겠죠. 그리고 제 자신도 어떤 상태인지 잘 표현할 줄도 알아야 합니다.

싫으면 싫다고 말할 줄도 알아야 합니다. 물론 회사 일을 하다보면 하고 싶은 일만 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싫은 일을 하고 싶다고 말할 필요는 없습니다. 표현 하는 것과 안하는 것은 스스로에게 정말 큰 차이입니다.

마무리

좋은 회사였습니다. 퇴사 과정 중에 좋은 이야기 해주신 분들께 감사합니다. 짧은 기간이지만 많이 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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